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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농사꾼 여러분 깻잎부터 심으세요

텃밭 고수들의 노하우 텃밭의 장점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무엇을 어떻게 심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려면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만 알고 있다면 오늘이라도 텃밭을 시작할 수 있는 텃밭 고수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어디에 심을 것인가? 텃밭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마당을 이용하는 법과 베지 박스를 이용하는 법이다. 마당을 이용할 때에는 마당 안에서 위치선정이 중요하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햇볕이다. 햇볕이 8시간 이상 드는 곳에 작물을 심어야만 잘 자란다. 물을 쉽게 줄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마당에 정원수가 있다면 정원수와 충분히 떨어져 있는 곳을 골라야 한다. 정원수가 흙의 양분을 다 빨아들인다면 텃밭의 채소들은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베지 박스는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로 마당이 없는 곳에서도 텃밭을 가꿀 수 있게 해준다. 현재 베지 박스로 다양한 작물을 기르고 있는 변영진 가주생협 회원은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해도 무방하지만 베지 박스는 스티로폼 박스보다 더욱 깊어서 채소들이 뿌리를 단단히 내릴 수 있다. 베지 박스는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채소들이 호흡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베지 박스의 장점을 밝혔다.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할 땐 물이 빠지는 배수구멍을 만들어줘야 한다. ▶무엇을 심을 것인가? 텃밭에 심을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 무엇이든 심고 가꾸면 된다. 하지만 작물에 따라 키우기 쉬운 것도 있고 키우기 어려운 것도 있다. 보통 초보자들에게는 깻잎과 상추 파 부추를 많이 권해준다. 키우기가 쉽고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열매를 맺는 채소는 비교적 키우기 어렵다. 김윤희 가주생협 대표는 "매일 먹는 채소를 키우면 채소를 키우는 재미가 붙기 때문에 텃밭 초보자들에게 안성 맞춤이다"라며 깻잎과 파 등을 초보자에게 권했다. 작물 중에서는 기후에 민감한 것도 있지만 남가주는 텃밭 농사를 하기 좋은 날씨가 연중 계속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당근이나 쑥갓 시금치 열무 같은 작물은 서늘한 날씨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겨울을 이용해 기르는 것이 좋다. 더운 날씨에 잘 자라는 채소는 토마토와 수박 호박 옥수수 참외 등이다. 중요한 것은 여러가지 작물을 심을 경우 반드시 '수확 지도'를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작물에 따라서 '맞춤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작물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무엇을 심었으며 언제 수확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가주 생협 회원인 박영준씨는 "키가 큰 작물들은 북쪽으로 배치해야지 햇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식의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확 지도는 필수이다"라고 수확 지도의 중요성을 밝혔다. ▶어떻게 심을 것인가? 작물을 심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다. 모든 작물을 한 번에 심어서 한 번에 수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1년 내내 수확을 할 수 있도록 심는 방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 작물을 대규모로 키울 때는 '석세션 플랜팅'을 하는 것이 좋다. 석세션 플랜팅은 한 종류의 작물을 10일 간격으로 심는 것이다. 여러가지 작물을 키울 때는 '컴패니언 플랜팅'이 좋다. 컴패니언 플랜팅은 수확시기가 다른 여러가지 작물들을 한 번에 심는 것이다. 이렇게 심을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채소간의 간격을 잘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채소가 너무 가까우면 잘 자라지 않는다. 또 한가지 고민되는 점이 모종과 씨앗 뿌리 중에 어떤 것으로 심어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이다. 김 대표는 "부추나 상추 쑥갓 파 등은 씨앗으로 심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씨앗으로 심어도 좋다. 한 줄기에서 열매가 많이 나는 채소들은 씨앗으로 뿌리면 잘 자라기 어렵다. 따라서 오이나 호박과 같은 채소는 모종으로 심는 것이 좋다"라며 씨앗과 모종에 각각 알맞은 채소가 있다고 말했다. 파와 양파는 씨앗이나 모종을 구입할 필요 없이 뿌리를 심어도 된다. 단 채소가 유기농 이어야 한다. ▶어떻게 기를 것인가? 물과 햇볕은 채소를 기르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햇볕 잘드는 곳에 심어서 물만 주어도 채소가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적당한 도움이 있어야 한다. 채소를 기를 때에는 씨앗을 틔우는 것이 가장 어렵다. 박씨는 "많은 사람들이 씨앗을 틔우지 못해서 텃밭 가꾸기에 실패한다. 이럴 때에는 '시드 스타터(Seed Starter)'라고 불리우는 거름흙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시드 스타터는 씨앗 틔우는 데 최적화된 양분을 담고 있는 흙이다. 채소가 잘 자라려면 중요한 것이 흙이다. 비옥한 흙에서 채소를 키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흙을 비옥하게 만들 수도 있다. 대규모로 채소를 기를 때에는 화학비료를 써서 양분을 공급하지만 텃밭 가꾸기에는 EM이라 불리는 '유용 미생물 천연비료'가 많이 쓰인다. 유용 미생물은 몸에 유익한 광합성세균과 효모균 유산균 방선균 등을 복합 배양한 것이다. EM은 구하기 쉽고 식물 성장 촉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전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알렉스 김씨는 "EM원액과 쌀뜨물 설탕을 섞어서 발효시키면 집에서 직접 EM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 EM만 뿌려주면 시들시들했던 채소들도 쑥쑥 자란다"며 EM이 텃밭 가꾸기의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지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도 있다. 상자에 흙과 지렁이를 넣고 음식물 찌꺼기를 주면 지렁이가 찌꺼기를 먹고 배설을 하게 된다. 지렁이의 배설물이 흙을 비옥하게 만들기 때문에 지렁이는 '살아있는 비료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렁이의 배설물이 섞인 비옥한 흙을 '지렁이 배변토'라고 하는데 이 흙은 식물의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악취를 흡수하고 벌레 및 해충을 방지하는 역할까지 한다. 마당 없어도 괜찮아요 콩나물·새싹채소 쑥쑥 마당도 없고 베지 박스를 둘 자리도 없는 사람들도 채소를 길러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경재배를 이용하면 콩나물을 비롯한 새싹채소를 키울 수 있다. 수경재배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시루를 이용하는 법과 기계를 이용하는 법이다. 시루와 기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계에서는 스프링쿨러와 같이 시간에 맞춰 물을 공급해주지만 시루는 직접 물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콩나물 키우는 법은 간단하다. 대두를 10시간 정도 물에 불려서 썩은 콩을 골라낸 후에 대루를 시루 밑에 깔고 물을 주면 콩나물로 자라기 시작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햇빛을 차단하지 않으면 콩나물 머리가 초록색이 되고 쓴 맛이 나서 먹기 힘들다. 물주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6시간 단위로 하루에 4번 정도 물을 줘서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기계를 이용하면 물주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이틀에 한 번 꼴로 물을 갈아줘야 한다. 12시간 이상 물을 주지 않으면 잔뿌리가 생겨 식감을 나빠진다. 집에서 수경재배한 콩나물은 짧고 꼬불꼬불하다. 길게 쭉 뻗은 시중의 콩나물과는 다른 것이다. 외양은 못생겼어도 맛은 시중의 콩나물보다 낫다. 콩 맛이 진하고 질기지도 않다. 기계를 이용한 수경재배로 콩나물을 길러먹고 있는 최윤정씨는 "자꾸 들춰보고 잘 자라고 있나 확인하며 애정을 쏟는 재미가 있다. 집에서 무언가를 길러 먹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의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도 먹을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라며 콩나물 키우기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밝혔다. 흙·물만 있어도 오늘 당장 시작 OK 텃밭 기본도구 텃밭을 가꾸는 데는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 흙과 물이라는 자연이 채소를 기르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것만 있다면 오늘 당장 텃밭을 시작할 수 있는 기본도구를 알아봤다. 가장 먼저 필요한 도구는 '모종삽'이다. 모종삽은 씨앗이나 모종을 심을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도구이며 그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호미'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호미는 잡초를 제거하는 데 최적화 된 도구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트렌칭 쇼벨'은 길고 가는 삽으로 흙을 고르는데 쓰인다. 트렌칭 쇼벨을 이용하면 단단한 땅도 쉽게 팔 수 있기 때문에 마당에 텃밭을 꾸미려는 주부들에게는 필수품이다. '나무틀' 혹은 '베지 박스'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마당이 있는 경우는 나무틀을 설치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베지 박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무틀과 베지박스는 병충해를 막고 물과 양분의 손실을 막아준다. 마지막으로 '유용 미생물 천연 비료'나 '지렁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만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유기농이 아니기 때문에 유용 미생물 비료나 지렁이를 사용한다. 유용 미생물 비료는 미생물로 만든 천연비료이다. 지렁이는 음식찌꺼기를 주면 찌꺼기를 먹고 배설을 하여 흙을 비옥하게 만들어준다. 조원희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2011-06-02

텃밭은 나눔이다

찌릿찌릿 할 정도로 진한 맛 직접 키운 채소 '끝내줘요' 자기가 먹을 것은 자신이 키운다는 이른바 '자급자족'을 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방증하는 것이 오렌지 카운티의 '텃밭 클럽'이다. '가주 생협'의 김윤희 대표의 주도로 만들어진 이 클럽을 방문해보니 한인들의 텃밭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게 제가 키운 치커리랑 러시안 케일이에요. 완전히 유기농으로 키웠으니 가지고 갈 분은 가지고 가세요." 채소가 가득 담긴 검은 비닐백이 등장하자 회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채소를 집어 들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모여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나눔'이었다. 직접 키운 채소부터 유용미생물로 만든 천연비료 친환경 농법을 위한 지렁이 블루베리와 토마토 등의 씨앗 채소를 잘 키우는 노하우 등을 나누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텃밭을 만들 때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열띤 논쟁 또한 벌어졌다. 김대표는 "올해 초 '뒷마당에서 채소 가꾸기'라는 강좌를 열었는데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작년에는 100명 규모였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이 텃밭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텃밭클럽을 만들게 되었다"고 클럽의 설립취지를 밝혔다. 1차 모임에서 12명이었던 회원은 2차 모임에서 30여명으로 늘었다. 클럽에 주로 참여하는 연령대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으로 남녀성비는 반반이었다. 이렇게 텃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다. 텃밭 클럽의 회원인 김일심씨는 "건강이 안 좋아져서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직접 키워서 먹으면 키우는 과정을 알기에 안심할 수 있다. 직접 키워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직접 키운 채소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텃밭에 푹 빠진 그녀는 토런스 지역에도 텃밭 클럽을 만들 예정이다. 텃밭을 가꿈으로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 또한 누릴 수 있다. 풀러턴에서 열린 텃밭 클럽을 위해 집을 개방한 회원 알렉스 김씨는 20여종이 넘는 채소를 키워 본 텃밭 전문가다. 현재는 마당에 근대와 마늘을 비롯한 10여종의 채소를 기르고 있다. 알렉스 김씨는 "텃밭을 가꾸다 보면 정신적인 치료가 되는 것 같다. 채소를 기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라며 텃밭 가꾸기가 명상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키운 홍당무가 "찌릿찌릿 할"정도로 맛이 진하고 좋다며 텃밭 가꾸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텃밭 가꾸기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넘어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알렉스 김씨는 자신의 집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일종의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김씨는 빗물을 모으는 장치를 설치해 빗물을 모았다가 텃밭을 가꾸는데 사용한다. 텃밭에서 나온 채소를 먹으며 음식 찌꺼기는 빗물과 함께 삭혀서 천연 퇴비를 만든다. 친환경적인 순환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김씨는 "텃밭 가꾸기를 하고 나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차 또한 친환경적인 하이브리드카로 바꿨다. 집안의 난방도 태양열 패널을 이용해서 한다. 이 모든 게 텃밭 가꾸기가 계기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라며 텃밭 가꾸기 또한 환경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가주생협 (714)773-4984 www.gocoop.org 조원희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20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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